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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날은 2023년 2월 7일이었다. 카지노 입플 A씨는 이날 인천 남동구의 자택에서 의붓아들 C군을 뿌리치며 밀쳤다. C군은 바닥에 넘어진 뒤 머리를 부딪쳤고 머지 않아 숨졌다. 이후 A씨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나 잡혀가면 어떡해. (C군이) 숨을 안 쉬어. 넘어졌는데 안 일어나. 나 좀 살려줘”라고 말했다. 남편이 집에 오기 전까지는 방에 설치된 홈캠 2개를 해체해 거실로 옮기고 주방과 안방에 있던 홈캠 2개를 휴지통에 버리고 있었다.
당일 출근했던 친부 B씨는 집에 들어온 직후 119에 신고를 접수했고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에 의해 부인과 함께 체포됐다. 심정지 상태였던 C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키 148㎝에 몸무게 29.5㎏에 불과했던 몸에는 멍 자국이 여러 개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C군의 몸에 있는 상처는 “자해를 해서 생긴 것”이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두 사람과의 말과는 달리 C군이 상습적으로 카지노 입플에 노출된 정황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C군은 숨지기 2달여 전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아 미인정 결석 학생으로 분류됐으며 그 전에는 종종 가정체험학습을 이유로 교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담임교사는 집에 수차례 연락하고 교육 제도를 안내하기도 했지만 A씨 부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기에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C군은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에 오르기까지 했지만 부모의 거부 아래 숨지고 말았다.
피해아동, 카지노 입플 와중 자책 “어머니께서 스트레스받으시고”
조사 결과 A씨는 C군이 자신들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카지노 입플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가정불화의 원인을 C군의 탓으로 돌리고 아이를 미워했으며 2022년 3월 9일부터 신체적, 정서적 카지노 입플를 자행했다. 또 둔기로 종아리를 때리거나 폭언하고 집중력 향상을 명목으로 새벽부터 성경 필사를 하도록 했다. C군이 숨지기 이틀 전에는 끈으로 신체를 묶은 뒤 홈캠으로 감시하기도 했다.
B씨는 2022년 7~8월 A씨와 대화하며 “아무리 애가 잘못했다고 해도 이거 큰일이야”, “분명히 몸에 손대지 말랬지. 너 징역 보내버리기 전에 정신 차려”라며 폭행을 나무라기는 했지만 머지않아 카지노 입플에 가담했다. 무엇보다 그는 A씨의 범행을 제대로 말리지 않았으며 화상 등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된 B군을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고 방치했다.
두 사람의 악랄한 흔적은 C군이 수년간 써온 일기장에도 남아 있었다. A씨는 C군이 작성한 일기에 종종 답변을 썼는데 “정신 차리고 말 줄이고 행동 조심 안 하면 넌 이제 병원으로 가”, “네 행동이 엄마와 동생들을 힘들게 하는 거 생각해 봐”, “너는 더 이상 기회가 없어”라는 취지의 내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A씨와 B씨는 아동카지노 입플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각각 징역 17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C군을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재판부가 아동카지노 입플치사죄만 유죄로 판결한 결과였다.
이에 불복한 A씨 부부와 검찰은 항소했고 2심 재판부가 이를 기각한 뒤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일부 파기 환송하며 A씨의 형량은 늘어나게 됐다. A씨의 아동카지노 입플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대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서울고법은 “카지노 입플 행위 당시 피해 아동의 건강을 고려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고 중한 카지노 입플 행위를 가할 경우 아동의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피고인이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이 피해 아동에게 한 가학적 카지노 입플 행위는 아동이 버티기 매우 어려운 수준”이라며 “범행 자체로 인격 파괴적이고 반사회적 범죄”라고 판시했다.